오늘 점심에 약간의 여유가 생겨 마눌님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얼마전 케이블 TV에 나온 음식점을 보고 한번 가보고 싶다 생각했었던 곳이 있어
들르게 되었지요.
웰빙이다 뭐다 해서 한참 인기 있는 유기농 재료로 정성들여 만든 정통의 프렌치...라는 컨셉인 듯 했습니다.
메뉴판을 받고 보니 생각했었던 것보다는 그리 많이 비싸지는 않은 느낌이었지요.
물론 월급쟁이에게는 절대적으로 비싼 금액이었지만요. T.T
저는 샌드위치를, 마눌님은 타르트류를 시켰습니다.
으례 그렇듯...
음식이 나오자, 샌드위치의 절반을 마눌님 접시에 건내고 식사를 시작했지요.
한입 베어물던 마눌님은 음식물에서 뭐가 나왔다며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처음, 저와 마눌님은 그저 안에 들어간 채소의 섬유질이겠거니 했습니다만....
재료에 포함된 새우에 엉겨붙어있던 그것은 사람의 머리카락 이었습니다.
(총 세가닥의 머리카락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일부는 마눌님께서 드셨지요....-_-;;
사실 그걸 보자마자 뭐라 할말이 생각나지 않더군요.
점심시간이어서 손님들도 많은 터라 조용히 웨이터를 불렀습니다.
웨이터는 아무말 없이 접시를 가져가더군요.
그리고 식사를 마칠때 까지
- 사실 거의 식사를 다 마쳤고, 늦게 주문했던 디저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
별 다른 얘기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디저트와 커피를 거의 다 비웠을 무렵,
아까의 그 웨이터가 오더니 이런 말을 건냅니다.
우리가 먹은 것중에서 샌드위치의 값은 계산치 않겠다, 그리고 조각 케익 서비스로 주겠다...
라는 요지의 내용이었지요.
사실 말을 했다...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통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만
거기서 진상부리고 소리치고 할만한 배짱있는 위인들이 아니었기에...
그냥 그렇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물었지요.
"근데 그거 뭐에요?"
라고 하지 그 분이 그러더군요.
"주방장님 머리카락이요."
...
사실 포장해 주는 조각 케익도 가져오고 싶지 않았지만
어차피 먹은거 계속 생각하며 스트레스 받으면 더 안좋을거 같아 그냥 잊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건 누구라도 죄송하다..라는 말 한마디만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것입니다.
분명 그 가게의 주방장(한국분이 아니신걸로 알고 있습니다만)분도 홀을 돌아다니시며 인사치레 하시던데
저희에게 말을 걸었던 그 웨이터 말고는 어느 누구도 그 일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더군요.
생각해 보면 저희가 나갈때도 그 웨이터 분께서 직접 결재를 해주셨으니까요.
마치 본인과 친한 사람이 와서 주인 몰래 할인해 주는 것을 들킬까 우려하는 표정으로요..